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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다는 것 / 나희덕 (1966-)현대시/한국시 2009. 5. 10. 11:18
어두워진다는 것 / 나희덕 (1966-)
5시 44분의 방이
5시 45분의 방에게
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
슬픈 집 한 채를 들여다보듯이
몸을 비추던 햇살이
불현 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
멀리서 수원은사시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고
나무껍질이 시들기 시작하는 것
시든 손등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되는 것
5시 45분에서 기억은 멈추어 있고
어둠은 더 깊어지지 않고
아무도 쓰러진 나무를 거두어가지 않는 것
그토록 오래 서 있었던 뼈와 살
비로소 아프기 시작하고
가만, 가만, 가만히
금이 간 갈비뼈를 쓰다듬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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