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생) 시성식과 출중해야 된다는 강박관념 / 밝은 하늘

시성식과 출중해야 된다는 강박관념 / 밝은 하늘

2015-10-20(화)

 

최근에 소화 데레사 성녀의 부모님이 시성되었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듯이, 나도 좋은 나무가 되어야겠다. 그러나 최고로 좋은 나무가 되고 싶진 않다. 그저 평범하게 좋은 나무 정도면 만족한다.

 

그런데 재미 있는 건 시성도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이뤄진다는 거다. 성덕이 안 뛰어나도 성인이 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는 성인품에 오르면 다 성덕이 출중할 거란 환상을 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성덕이 꼭 출중하지 않은 당신도 성인이 될 수 있다. 아니 그런 당신도 어쩌면 이미 성인이다.

 

따라서 꼭 뛰어나려 노력하지 않고 자기 꼬라지대로 사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거다라고 난 말하고 싶다.

 

일반인이 도저히 도달 못하는 출중한 성덕은 그래서 일반인에겐 의미가 없다고 까지 말할 수 있다. 일반인이 스티브 잡스가 되겠다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허무맹랑하다는 얘기다.

 

자질이 더 중요한 것이고 그 다음이 노력이다.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은 자질이 없다는 것이다. 노력해서 된다는 것은 자질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자질은 밥벌이만이 아니고 공동의 선을 위해 쓰라고 하느님이 주신 것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단점을 고치려 애쓰지만, 정작 이미 자신에게 주어졌으나 안 보이는 것을 발견하려고 애쓰는 데는 소홀하지 않는가? 우리 각자의 자질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 다만 가려져 있어서, 구겨져 있어서, 우리 눈에 안 보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