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습작시

내 주책이 심하다 / 밝은하늘

밝은하늘孤舟獨釣 2009. 5. 12. 10:29

내 주책이 심하다 / 밝은하늘

2009/5/11(월)


엄마도 짜증을 내고

아버지도 화를 내고

이쁜 아가씨도 토라지고


그러나

돌하루방 같은 하느님은

내가 뭐라 해도

심지어 욕을 씨부려도

귀가 먹었는지

들은 채도 않고 태평하게

팔짱끼고 앉아 졸며

끝내 묵묵부답이다


하느님은 미련 곰탱이다!

하느님은 미련 곰탱이다!

하느님은 미련 곰탱이다!

난 이런 하느님이 차암 좋다


또 나는

읽을수록 감칠맛이 돌고

양 겨드랑이 간지르며

장난을 걸어오는

그리고 마침내

결정적인 순간에

내 머리를 따악 때리고

얄밉게 도망가는

詩가 있어서 좋다


여자보다 좋다!

여자보다 좋다!

여자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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