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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사람은 죽는 것을 / 김소월 (1902-1934)현대시/한국시 2009. 5. 26. 14:21
사노라면 사람은 죽는 것을 / 김소월 (1902-1934)
<김소월시집>에서
하루라도 몇 번씩 내 생각은
내가 무엇하랴고 살랴는지?
모르고 살았노라, 그럴 말로
그러나 흐르는 저 냇물이
흘러가서 바다로 든댈진댄.
일로 쫓아 그러면, 이내 몸은
애쓴다고는 말부터 잊으리라.
사노라면 사람은 죽는 것을
그러나, 다시 내 몸,
봄빛의 불붙는 사태흙에
집짓는 저 개아미
나도 살려 하노라, 그와 같이
사는 날 그 날까지
살음에 즐거워서,
사는 것이 사람의 본뜻이면
오오 그러면 내 몸에는
다시는 애쓸 일도 더 없어라
사노라며 사람은 죽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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