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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제 조시)당신의 아름다운 사랑은 왜 이렇게 말해질 수밖에 없었는가?현대시/한국시 2009. 5. 29. 14:07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은 왜 이렇게 말해질 수밖에 없었는가? (노제 조시) / 김진경 (1953-)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상식
그 국민에 못 배우고 힘없는 이들도 당연히 포함된다는 상식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이 왜 이렇게 말해질 수밖에 없는가?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상식
물러나면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상식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이 왜 이렇게 말해질 수밖에 없는가?
법이 모든 국민에게 공정해야 한다는 상식
법이 파당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선 안 된다는 상식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이 왜 이렇게 말해질 수밖에 없는가?
당신은 늘 불편한 노무현이었습니다.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을
당신 자신과 우리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늘 외로운 노무현이었습니다.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을
편리함을 위해 너무도 쉽게 저버리는 우리들 속에서
당신은 늘 바보 노무현이었습니다.
당신의 존재는 운명적으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상식
그 국민에 못 배우고 힘없는 이들도
당연히 포함된다는 상식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늘 두려운 노무현이었습니다.
잘 나고 힘 있는 소수가
사실상 모든 걸 결정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늘 당신의 존재를 두려워했습니다.
당신의 존재 자체를 지우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 작고 하찮은 상식을 끝까지 품고 가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는 거라고
헛된 희망은 품지 말라고
뙤약볕에 밀짚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는
평범한 농부 노무현의 모습마저 지우려 했습니다.
아, 그리고 당신을 불편해하는 우리들의 침묵이
마침내 당신을 벼랑 끝에 세우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대한민국을 너무도 깊이 사랑했으므로
칼날이 되어 들어오는 법의 이름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칼날 앞에서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을 말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하여 당신에게 죽음뿐이었습니다.
여기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하여 당신에게 죽음뿐이었습니다.
아, 늘 불편한 노무현!
나태해지는 우리의 어깨를 두드리는 죽비소리로
다시 살아오소서.
아, 늘 외로운 노무현!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을 위한 싸움이야말로
가장 외롭고 힘든 싸움이라고
우리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따뜻한 손길로
다시 살아오소서.
아, 바보 노무현!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이 꽃피는 나라로
다시 살아오소서.
우리들이 반드시 이룰 터이니
그 아름다운 나라로 다시 오소서.
아,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은
정말
이렇게
죽음으로 말해질 수밖에 없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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