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한국 현대시)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이 고마웠네 / 70대 노모

밝은하늘孤舟獨釣 2018. 1. 16. 19:46

이하의 글은 작년 12월 어느 날 인터넷에서 보고 감동을 받은 글이다. 

내 경우에도 80대 노모가 계셔서 더욱 공감이 가는 글이다. 

이하는 작년 12월 어느 세상을 하직한 70대 노모의 유서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마치 하나의 시(詩)이다. 

시와 거리가 먼 삶을 사신 노인이었으나, 생활이, 삶이 바로 詩가 된 경우랄까...

그래서 본 블로그에 올린다.

나 역시 이 세상을 언제 마칠 지 모르나 그 떼

이 유서 혹은 이 아름다운 시를 쓰신 할머니처럼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천하고 싶다.



시 제목: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이 고마웠네 (70대 노모의 유서)

집필시기: 2017 12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에 참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

 

병들어 하느님 부르실 때,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줘서 참말로 고맙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노릇 버거웠지?

큰 애야맏이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일찍 어미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