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한국 현대시) 먼 들메나무 / 김춘수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18. 2. 24. 17:12

먼 들메나무 / 김춘수 시인

 

슬픔은 슬픔이란 말에 씌워

숨차다

 

슬픔은 언제 마음놓고

슬픔이 되나,

해가 지고 더딘 밤이 오면 간혹

슬픔은 별이 된다

 

그새 허파의 바람도 빼고 귀도 씻으며

슬쩍슬쩍 몰래 늙어간

산모퉁이 키 머쓱한

그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