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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시) 비로소 / 고은 시인현대시/한국시 2018. 2. 26. 10:42
<밝은 하늘>
아래의 시를 쓴 분은 요즘 문제가 되는 노시인이다. 이분의 성추문에 대해선 결코 동의할 수 없으나, 그런 성추행이 과거 한국사회에선 문화적으로 암묵적으로 관습처럼 인정되었던 구세대적 행동양식이었다. 그런데 시대가 많이 변하여, 성추행은 지금 시대와 사회에선 절대 용납 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시와 시인을 분리하여 생각한다. 시인이 과거에 그런 잘못을 저질렀다고 그가 지금까지 써온 시들까지 감정적으로 배척을 받는다는 건 곤란하다고 본다. 이 시는 시인의 다른 짧은 시 <그 꽃>을 연상시키는, 그 시처럼 짧지만 여운이 긴 시이다. 누구나 쓸 것 같으면서도 아무나 쓸 수 없는 시다. 인생의 한 경지에 오르지 않고는 못 나오는 시다. 짧지만 아름답고 감동적이고 인생에 대한 통찰을 준다.
비로소 / 고은 시인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 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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