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매는 왜 둥근가 / 공광규현대시/한국시 2020. 11. 16. 23:14
열매는 왜 둥근가 / 공광규
능곡 매화나무 가로수 아래
잘 익어 떨어진 노란 매실들
매실들을 밟으려다가 열매는 왜 둥근가를 생각했네
새잎부터 가뭄과 장마를 잘 견뎌
타죽거나 떠내려가지 않고
꽃이었을 때 비바람에 잘 견뎠다는 점수겠네
노란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꽉 채운 색깔과 향기는
오래 견딘 열매에게 주는
참 잘 했다는 하늘의 칭찬이겠네
잘 익은 매실을 바라보다가
세상의 모욕을 잘 견뎌 둥그러진 살마 하나를
오랫동안 생각했네
'현대시 > 한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 학교 / 문정희 (0) 2021.01.05 옛 노트에서 - 장석남 (0) 2020.11.22 아름다운 위반 / 이대흠 시인(1968-) (0) 2020.11.15 (시) 스며드는 것 -- 안도현 시인 (0) 2020.11.08 찔레꽃 / 지리산 시인 이원규 (1962-) (0) 2020.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