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되기/인문학

천상병 시집 <요놈! 요놈! 요이쁜놈!>

밝은하늘孤舟獨釣 2021. 11. 30. 19:19

 

요놈 요놈 요놈아!

 

집을 나서니

여섯살짜리 꼬마가 놀고 있다.

 

'요놈 요놈 요놈아'라고 했더니

대답이

'아무것도 안사주면서 뭘'한다.

그래서 내가

'자 가자

사탕 사줄께'라고 해서

가게로 가서

 

사탕을 한봉지

사 줬더니 좋아한다.

 

내 미래의 주인을

나는 이렇게 좋아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

 

내가 좋아하는 여자

 

내가 좋아하는 여자의 으뜸은

물론이지만

아내이외일 수는 없습니다.

 

오십둘이나 된 아내와

육십살 먹은 남편이니

거의 무능력자(無能力者)이지만

 

그래도 말입니다.

이 시(詩) 쓰는 시간은

89년 5월4일

오후 다섯시 무렵이지만요_.

 

2,3일 전날 밤에는

뭉클 뭉클

어떻게 요동을 치는지

 

옆방의 아내를

고함 지르며 불렀으나,

한참 불러도

아내는 쿨쿨 잠자는 모양으로

 

장모님의 

"시끄럽다_, 잠좀 자자"라는

말씀 때문에

 

금시 또 미꾸라지가 되는 걸

필자(筆者)는 어쩌지 못했어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