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_세월 - 곽재구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2. 5. 20. 14:15

세월 - 곽재구 시인

 

사랑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세월은 가슴팍에 거친 언덕 하나를 새겨놓았다

 

사람들이 울면서 언덕을 올라올 때

등짐 위에 꽃 한 송이 꽂아놓았다

 

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눈물을 모아 염전을 만들었다

 

소금들이 햇볕을 만나 반짝거렸다

소금은 소금 곁에서 제일 많이 빛났다

 

언덕을 다 오른 이가 울음을 그치고

손바닥 위 소금에 입맞추는 동안

 

세월은 언덕 뒤 초원에

무지개 하나를 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