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詩) 봄 여름 가을 겨울 – 진은영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2. 10. 25. 21:00

봄 여름 가을 겨울 진은영 시인

 

작은 엽서처럼 네게로 갔다. 봉투도 비밀도 없이. 전적으로 열린 채. 오후의 장미처럼 벌어져 여름비가 내렸다.

나는 네 밑에 있다. 네가 쏟은 커피에 젖은 냅킨처럼. 만개의 파란 전구가 마음에 켜진 듯. 가을이 왔다. 내 영혼은 잠옷 차림을 하고서 돌아다닌다. 맨홀 뚜껑 위에 쌓인 눈을 맨발로 밟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