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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노래가 된 시: 한계령에서 1 – 정덕수 시인
    현대시/한국시 2023. 1. 31. 21:55

    ** 정덕수 시인의 한계령에서 1은 노래가 된 詩 중에 하나이다. 이 詩에서 가수 양희은이 부른 노래 한계령이 나왔다. 한계령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한계령 - 노래 양희은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달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 내리네

    ~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한계령에서 1 정덕수 시인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매일지

    삼만 육천 오백 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 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 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 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구름인 양 떠도는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홀로 늙으시는 아버지

    지친 한숨 빗물 되어

    빈 가슴을 쓸어 내리네

    ,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온종일 헤매던 중에 가시덤불에 찢겼나 보다

    팔목과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빗물 젖은 옷자락에

    피나무 잎새 번진 불길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증(愛憎)의 꽃으로 핀다

    찬 빗속

    꽁초처럼 비틀어진 풀포기 사이 하얀 구절초

    열 한 살 작은 아이가

    무서움에 도망치듯 총총이 걸어가던

    굽이 많은 길

    아스라한 추억 부수며

    관광버스가 지나친다

    저 산은 젖은 담배 태우는 내게

    내려가라

    이제는 내려가라 하고

    서북주릉 휘몰아온 바람

    함성 되어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한계령에서(북피디닷컴,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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