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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손가락 중에 ~얼마나 즐거움인가/김준태(1949-)현대시/한국시 2009. 6. 15. 11:25
열 손가락 중에 하나 간혹
피를 흘린다는 일은 얼마나
즐거움인가 / 김준태 (1949-)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에서
나는 이제 시골로 돌아갈까 부다
당신이 뒷발로 차버린 시골로 돌아가리라
아침 저녁으로 이슬에 젖은 풀을 베고
간혹 가다가는 나도 모르게 낫에 손가락도 베리라
풀포기를 스쳐가는 손가락에 조금씩 피가 흐를 때
그것은 얼마나 시원하고 깨끗한 즐거움인가
얼마나 아득하고 아득한 서러운 즐거움인가
송아지를 부르면서 아침 저녁으로 풀을 베면서
열 손가락 중에 하나 간혹 피를 흘린다는 일!
아 아제 나는 시골로 돌아갈까 부다
시골로 돌아가 풀베기를 하면서 그런 아픔도 맛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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