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는 청산 가네 – 김용택 시인(1948-)현대시/한국시 2023. 10. 28. 23:13
나비는 청산 가네 – 김용택 시인(1948-)
꽃잎이 날아드는 강가에서 나는 섰네
내 맘에 한번 핀 꽃은
생전에 지지 않는 줄을
내 어찌 몰랐을까
우수수수 내 발등에 떨어지는 꽃잎들이
사랑에서 돌아선
내 눈물인 줄만 알았지
그대 눈물인 줄은
내 어찌 몰랐을까
날 저무는 강물에 훨훨 날아드는 것이
꽃잎이 아니라
저 산을 날아가는 나비인 줄을
나는 왜 몰랐을까
꽃잎이 날아드는 강가에 나는 서 있네
김용택 시집 <참 좋은 당신>, 시와시학사, 2004년, 중에서
'현대시 > 한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의 이름으로 – 천양희 시인 (2) 2023.11.01 담에 빗자루 기대며―신현정 시인(1948∼2009) (0) 2023.11.01 노래가 된 시: 저녁에 - 김광섭 시인(1905-1977) (2) 2023.10.28 (시) 첫사랑 – 김용택 시인(1948-) (0) 2023.10.27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시인 (0) 2023.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