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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그리스도 왕 대축일 복음 묵상아름다운 인생/종교 2023. 11. 26. 22:34
그리스도 왕 대축일 복음 묵상
본문은 마태오 복음 25장 31절부터 46절까지의 말씀이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최후의 심판이다. 성경을 찾아보면, 오늘의 주제인 최후의 심판 이야기 앞에는 탈렌트의 비유가 등장하고, 그 앞에는 열 처녀의 비유가 나온다. 이 세 가지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열 처녀의 비유, 탈렌트의 비유, 최후의 심판이다.
오늘 복음은 흥미롭게도 작년과 다르게 읽히는 점이 하나 있다. 오늘 복음을 통해 나는 다음과 같이 알아듣는다.
첫째, 굳이 무서운 표현인 ‘최후의 심판’이란 말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 인생을 최종 평가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마도 오늘 복음에 나오는 것처럼 ‘가장 작은 이’에게 베푼 선행일 것이다. 가장 작은 이는 우리 자신이 될 수도 있고, 우리 주변에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해당될 것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우리가 언젠가 ‘이 가장 작은 이’가 될 때가 있으니, 예컨대, 내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을 때, 나는 바로 이 가장 작은 이가 되므로, 이 가장 작은 이는 남이라는 인식을 바꾸면 좋다.
둘째, 주님은 이 ‘가장 작은 이’를 자신과 동일시하신다고 본문에 나온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주님이 이 가장 작은 이와 동일시하셨다는 것은 우리도 이 가장 작은 이에게 우선적 관심을 가지라는 무언의 명령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셋째, 본문에 등장하는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서 공통점은 ‘주님’임을 알아보지 못한 채 한 부류는 선행을 베풀었고, 다른 부류는 선행을 베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점이 올해 새롭게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님’을 먼저 알아보는 게 우선이고 필수가 아니고, 곤경 중에 있는 사람, 도움이 절실한 사람을 먼저 알아보고 도움을 베푸는 것이 우선이고 필수일 것이다. 이 말은 더 확장하면 종교나 제도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것들이 우리 인생에, 종교적인 의미에서 우리 구원에, 꼭 필요하다, 절대적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주님이 우리를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시는 기준은, 천국에 받아들이는 기준은, 주님을 알아보았느냐가 아니고, 주님께서 당신과 동일시하신 이 가장 작은 이들을 알아보고 선행을 베풀거나 도움을 주었느냐이다. 주님의 왼편에 선 사람들과 오른편에 선 사람들의 공통점은 두 부류 다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왼편과 오른편의 차이는 전자는 첫 번째 잘못으로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고, 더 큰 두 번째 잘못은 가장 작은 이를 거들떠보지 않았고,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후자는 첫 번째 잘못으로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어도, 둘째 잘못은 저지르지 않았으니, 다시 말해, 가장 작은 이를 거들떠보고 도움을 주었다는 점이다. 그래도 주님은 이 사람을 당신의 나라에 받아들이셨다.
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 주변의 가장 작은 이들을 만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단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만 도움을 베풀어야 할까?
**아래는 지인이 위 글을 읽고 요약한 댓글**
성경 말씀중 내 이웃의 가장 가난한 자가 타인이 아니고 바로 나일 수도 있으니 그런 경우라면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보살펴야 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자기 주변의 가난한 사람을 외면하는 죄(罪)가 신(神)을 알아보지 못하는 죄보다 더 크다는 이야기.
또한 가난한 이를 돕는 우리의 선행은 그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행위보다 더 큰 의미를 가져야 한다는 마지막 문장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음.
** 위 댓글에 대한 나의 느낌**
이 친구가 바로 지음(知音), 요즘 말로 하면, 영혼의 친구이다. 내 생각을 꿰뚫어 볼 줄 하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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