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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강철 새 잎 - 박노해 시인(1957-)현대시/한국시 2024. 1. 15. 22:02
아래의 시는 지금같이 암울한 시대에 위안이 되는 詩라서 조용히 음미하며 적어본다.
강철 새 잎 - 박노해
저거봐라 새잎 돋는다
아가손 마냥 고물고물 잼잼
봄볕에 가느란 눈 부비며
새록새록 고목에 새 순 돋는다
하 연두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다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제힘으로 뚫었으니 보드라움으로 이겼으니
썩어가는 것들 크게 썩은 위에서
분노처럼 불끈 불끈 새 싹 돋는구나
부드러운 만큼 강하고 여린 만큼 우람하게
오 눈부신 강철 새 잎
- 박노해 시집 <참된 시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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