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느낌표 – 정현종 시인(1939-)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3. 3. 10:13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아이디어가 참 신박한 시이다. 고정관념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재미없는가, 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고정관념이란 어제 했던 생각이 내일도, 모레도, 1년 후에도 지속되어 굳어진 것이 아닌가?

 

느낌표 정현종 시인(1939-)

 

나무 옆에다 느낌표 하나 심어 놓고

꽃 옆에다 느낌표 하나 피워 놓고

새소리 갈피에 느낌표 하나 구르게 하고

여자 옆에 느낌표 하나 벗겨 놓고

 

슬픔 옆에는 느낌표 하나 울려 놓고

기쁨 옆에는 느낌표 하나 웃겨 놓고

나는 거꾸로 된 느낌표 꼴로

휘적휘적 또 걸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