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생/아름다운 삶

도봉산(090414)

밝은하늘孤舟獨釣 2009. 4. 15. 21:22

 

 

도봉산역에서 사뿐히 내려 들뜬 발걸음으로 도봉탐방지원센터로 걸어가다보면 만납니다. 

 

 

 

여기가 바로 도봉탐방지원센터입니다. 여기서 자운봉까지는 2.7km(?)정도됩니다. 걸어서 시간반 정도 소요됩니다.

 

 

 

위 센터에서 한 백여 미터 걸어 올라가다보면 이렇게 편안히 누워있는 김수영 시인의 시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풀 / 김수영 (1921-1968)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다가 오는 사월초파일 부처님 탄신일(금년 5월2일)을 앞두고 연등이 걸렸네요.^^ 

 

 

 

우이암쪽에서 바라본 (좌에서 부터) 칼바위, 주봉, 자운봉(740m), 만장봉(718m), 선인봉(708m)입니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이 꽃은 신기하게도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신선대와 자운봉으로 향하면서...

 

 

 

신선대 오르는 길이 참 험악합니다. 그래서 무섭습니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자운봉

 

 

 

신선대에서 폼을 잡았습니다.

 

 

 

한 번으로 아쉬워서 한 장 더 박았습니다. 

 

 

 

하산길에 금연광고를 담았습니다. 이젠 금연이  생활화된지 벌써 2년이 넘어가네요...

 

 

 

지정된 탐방로만 이용해달라는 국립공원 사무소의 안내문입니다. 산을 다니다보면 사잇길이 정말 너무 많이 나있습니다. 그리고 개중에 이런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내려오다 보니 여기가 나옵니다. 천축사 가는 길입니다. 목필균 선생이 쓴 '실제로 천축사 가는 길'이란 시가 있습니다. 도봉탐방지원센터앞 버스 정류장앞에 바위에 이 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천축사 가는 길 / 목필균


먼 산빛을 친구삼아

도봉산에 오르면

천축사 가는 길은 열려 있다


젊은 까치 소리에 눈웃음치고

이름 모를 풀꽃에도 손길을 주며

한 걸음 한 걸음 산길을 걸으면

노래하듯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가

오히려 내 갈 길을 재촉하니 재미있다.


도봉산을 품어 안은 천축사의 끝없는 도량을 향해

일상의 상념들을 날려 보내면

근심은 바람되어 맴돌다 사라진다.


띠끌 같은 몸뚱이에 자리잡은

바위만한 욕심덩이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되돌아보는 시간

천축사 가는 길은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하다.

 

 

 

산을 다니다보면 이런 돌탑이 많이 나옵니다. 염원하는 것이 많아서 일까 아니면 심심해서 쌓았을까 궁금해집니다. 이정란의 '돌탑'이란 시가 생각나네요.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돌탑 / 이정란


아무리 높이 솟아 있어도

홀로 선 돌을 탑이라 하지 않는다.

셋이서 다섯이서

받쳐주며 높아질 때 탑이 된다.


산길 한 쪽에

아무렇게나 쌓아진 돌탑이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건


저를 쓰러뜨리려고 수없이 다녀간 바람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돌과 힘

힘과 돌 틈으로

화기를 보내주었던 때문이다


훗날

하늘 한 겹 끌어다 틈을 메워주는

바람의 보은으로

탑은 더욱 견고해진다.

 

 

 

등산의 묘미는 역시 하산주 한 잔입니다. 먹기 전에 찍을 생각을 했는데, 시장한 터에 급히 먹고 마시고 나니 생각이 나서 부랴부랴 카메라를 들고 찍었습니다. 메뉴는 묵은지고등어찜에다 막걸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