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습작시

양말을 꿰매며 / 밝은 하늘

밝은하늘孤舟獨釣 2010. 1. 9. 15:52

양말을 꿰매며 / 밝은 하늘

2010/1/8(금)


침대 속에

쏙 들어가

헤어진 양말

쪼가리 들고

바늘 귀 찾아

듬성듬성 꿰매며

박노해의 <이불을 꿰매면서>를

외운다


 -이불홑청을 꿰매면서

 -속옷 빨래를 하면서

 -나는 부끄러움의 가슴을 친다*


배경음악으로

전철 안에

흘러나오는 팝송이

귀를 흥겹게 흔들고

켜놓은 촛불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막걸리 잔이

입을 즐겁게

놀리는 이 밤


돌아오는 일요일 밤을

친구와 거사하는 날이라

문자 메시지로 약속

잡는 이십일 세기의

友情이여 영원하라!


* 박노해 시인의 <노동의 새벽> 중 “이불을 꿰매면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