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17

(시) 공휴일 / 김사인 시인

아래의 시는 7월 13일 토요일 오전에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 소개된 시이다.  공휴일 / 김사인 시인 중랑교 난간에 비슬막히 식구들 세워놓고사내 하나 사진을 찍는다햇볕에 절어 얼굴 검고히쭉비쭉 신바람 나 가족사진 찍는데아이 들쳐업은 촌스러운 여편네는생전 처음 일이 쑥스럽고 좋아서발그란 얼굴을 어쩔 줄 모르는데큰애는 엄마 곁에 붙어서학교에서 배운 대로 차렷을 하고눈만 때굴때굴 숨죽이고 섰는데그 곁 난간 틈으로는웬 코스모스도 하나 고개 뽑고 내다보는데짐을 맡아들고 장모인지 시어미인지오가는 사람들 저리 좀 비키라고부산도 한데

현대시/한국시 2024.07.15

(시) 좋은 언어 – 신동엽 시인(1930-1969)

아래의 시는 지난 7월 10일 수요일 오전에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 소개되었던 시이다.  좋은 언어 – 신동엽 시인(1930-1969)외치지 마세요바람만 재티처럼 날려가버려요.조용히될수록 당신의 자리를아래로 낮추세요.그리구 기다려보세요.모여들 와도하거든 바닥에서부터가슴으로 머리로속속들이 굽어돌아 적셔보세요.하잘것없는 일로 지난날언어들을 고되게부려만 먹었군요.때는 와요.우리들이 조용히 눈으로만이야기할 때허지만그때까진좋은 언어로 이 세상을채워야 해요.사상계> 1970년 4월호

현대시/한국시 2024.07.15

(인문학)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의 는 글쓰기 교실의 선생님이 추천하셔서 읽고 있다. 선생님의 얘기를 듣기 전에는, 나는조지 오웰의 과 만 알고 있었다. 이런 책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러 챕터가 있는 데, 그 중에서 "나는 왜 쓰는가" 라는 챕터에서 필요한 부분만 정리해본다.    (274-275쪽)글쓰는 사람이 단어나 문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이 들 때 참고할 원칙.(1) 익히 아는 비유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2) 짧은 단어를 쓸 수 있을 때는 절대 긴 단어를 안 쓴다.(3) 빼도 지장 없는 단어는 뺀다.(4) 능동태를 쓸 수 있으면 수동태를 안 쓴다.(5) 외래어, 과학용어, 전문용어는 상응하는 일상어가 있으면 절대 안 쓴다.(6) 너무 황당한 표현 쓰려면 이상 원칙을 깬다.    (281쪽)실생활의 모든 즐거움..

(시) 인연 – 이길원 시인

아래의 시는 어제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아래의 시는 노래로도 만들어져 불리고 있다.  인연 – 이길원 시인 바람은 어느 길목에서 갈라지는지라일락 향기 어디쯤에서 흩어지는지그대 노래 어느산골에서 메아리 치는지임은 어찌하여 그길로 내려와 꽃잎에 스치는지구름은 왜 또 지는 꽃잎을 맴돌아야 하는지소슬바람이 든 우리의 인연을 스쳐보내고아 아 빈마음으로 바라보던 하늘은왜 저리 푸르다고만 하는지구름은 왜 또 지는 꽃잎을 맴돌아야 하는지소슬바람이 든 우리의 인연을 스쳐보내고아 아 빈마음으로 바라보던 하늘은왜 저리 푸르다고만 하는지

현대시/한국시 2024.07.10

(시) 자문 – 김형영 시인

아래의 시는 며칠 쉬고 다시 장맛비가 내리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자문 – 김형영 시인 여보게자네도 이젠 나잇살이나 자셨으니좀 점잖아지게나머리칼은 희어지고엉덩이도 처졌구만그래 이 땅에 살면서억울한 사람 어디 자네뿐이던가쥐꼬리만한 일에도시도 때도 없이목에 핏대 올리는 일일랑이제 구만두세 그려하늘을 보게나하늘이 언제목에 핏대 올리며 불평하던가 나뭇가지 흔들며 지나가는바람처럼은 못 살아도바람이 흔드는 나뭇가지처럼가지에서 떨어지는 나뭇잎처럼그렇게그렇게 살아가는나이답게

현대시/한국시 202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