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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비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희중(1960-)

아래의 시는 인터넷에서 만난 시이다. 비를 가르쳐 주는 사람 -  이희중 시인(1960-) 한적한 이차선 도로가 지나는중학교 앞 큰 교회 옆소박하지만 제 나름 멋을 낸 동네 카페 테라스에서젊은 엄마가 두세 살 아이를 안고비 내리는 처마 밖으로 손을 내밀며무언가 작은 소리로 이야기한다. 이봐.이런 게 비야, 비.가끔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지. 오래전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어느 날두세 살 내게도 비를 가르쳐 준 사람이 있었을 텐데누군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 햇살을 가르쳐 준 사람, 햇살의 따스함을 가르쳐 준 사람, 손바닥 한가득 햇살을 담아 내 볼을 맨 처음 감싸 준 사람. 나비를 가르쳐 준 사람, 나비가 하늘하늘 날 때..

(시) 오늘의 노래 / 이희중 시인(1960-)

아래의 시는 이희중 시인의 시집 을 읽다가 어떤 시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시인데, 그동안 간직했다가 아래에 소개한다. 오늘의 노래 -  이희중 시인(1960-) 심야에 일차선을 달리지 않겠습니다남은 날들을 믿지 않겠습니다이제부터 할 일은, 이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건강한 내일을 위한다는 핑계로는담배와 술을 버리지 않겠습니다헤어질 때는 항상다시 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겠습니다아무에게나 속을 보이지 않겠습니다심야의 초대를 기다리지 않겠습니다신도시에서는 술친구를 만들지 않겠습니다여자의 몸을 사랑하고 싱싱한 욕망을 숭상하겠습니다건강한 편견을 갖겠습니다아니꼬운 놈들에게 개새끼, 라고 바로 지금 말하겠습니다완전과 완성을 꿈꾸지 않겠습니다그리하여 늙어가는 것을 마음 아파하지 ..

(시) 천천히 가자 쉬어 가면서 가자 – 나태주 시인(1945-)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천천히 가자 쉬어 가면서 가자 – 나태주 시인(1945-) 천천히 가자 쉬어 가면서 가자오늘 가야 할 곳까지 가지 못했다고걱정하거나 안달할 일은 없다가다가 멈추는 자리가오늘 가야할 자리다 쉬어야 할 자리다바람 좋다 바람도 마시고구름 좋다 구름도 보고내 앞에 참으로 좋은 사람이 있다좋은 사람 마음속에 얼룩진슬픔의 그늘 기쁨의 물결도 좀들여다보면서 가자높은 가지 낮은 가지바람에 불려 나뭇잎들이 떨어져발 밑을 뒹군다 어찌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