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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미안하다 1 – 이희중 시인(1960-)

아래의 시는 시집을 읽다가 좋아서 기록해 둔다. 나중에라도 다시 보고 싶을 때가 올 수 있을 것이다. 미안하다 1 – 이희중 시인(1960-) 꽃들아, 미안하다 붉고 노란빛이 사람 눈을 위한 거라고 내 마음대로 고마워한 일 나뭇잎 풀잎들아 미안하다 너희 푸른빛이 사람을 위안하려는 거라고 내 마음대로 놀라워한 일 꿀벌들아, 미안하다 애써 모은 꿀이 사람의 몸을 위한 거라고 내 마음대로 기특해한 일 뱀, 바퀴, 쐐기, 모기, 빈대들아 미안하다 단지 사람을 괴롭히려고 사는 못된 것들이라고 건방지게 미워한 일 사람들아, 미안하다 먹이를 두고 잠시 서로 눈을 부라리고는 너희를 적이라고 생각한 일 내게 한순간 꾸며 보인 고운 몸짓과 귀한 말에 묶여 너희를 함부로 사랑하고 존경한 일 다 미안하다 혼자 잘난 척, 사람..

현대시/한국시 2024.04.23

(시) 기쁨 – 천상병 시인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기쁨 – 천상병 시인 친구가 멀리서 와, 재미있는 이야길 하면, 나는 킬킬 웃어 제낀다. 그때 나는 기쁜 것이다. 기쁨이란 뭐냐? 라고요? 허나 난 웃을 뿐. 기쁨이 크면 웃을 따름, 꼬치꼬치 캐묻지 말아라. 그저 웃음으로 마음이 찬다. 아주 좋은 일이 있을 때, 생색이 나고 활기가 나고 하늘마저 다정한 누님같다.

현대시/한국시 2024.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