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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봄밤 - 김사인현대시/한국시 2025. 3. 21. 20:56
봄밤 - 김사인 나 죽으면 부조돈 오만원 내야 돼 형, 요새는삼만원짜리도 많던데 그래두 나한테는 오만원은 내야 돼알었지 하고 노가가 이아무개가 수화기 너머에서홍시 냄새로 출렁이는 봄밤이다. 어이, 이거 풀빵이여 풀빵 따근할 때 먹어야 되는디,시인 박아무개가 화통 삶는 소리를 지르며점잖은 식장 복판까지 쳐들어와 비닐 봉다리를 쥐어주고는우리 뽀뽀나 하자고, 뽀뽀를한번 하자고꺼멓게 술에 탄 얼굴을 들이미는 봄밤이다 좌우간 우리는 시작과 끝을 분명히 햐야여 자슥들아 하며용봉탕집 장 사장이리단 애국가 부터 불러제끼자하이고 우리집서 이렇게 훌륭한 노래 들어보기는츰이네유 해싸며 푼수 주모가 빈자리 남은 술까지 들고 와연신 부어대는 봄밤이다 십만 원인데 십만 원만 내세유, 해서 그래두 되까요 하며지갑을 뒤지다 결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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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중에서 좋은 문장사람되기/인문학 2025. 3. 17. 12:09
"가난한 사람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떠안은 사람들이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남루를 먼저 걸친 사람들이고, 우리가 짚을 수 있는 희망을 미리 짚어 버린 사람들이디." (조은 시인)"다리의 수송력은 여러 교각이 지닌 힘의 평균값이 아니라 가장 약한 교각의 힘에 좌우된다. 한 사회의 건강도 국민총생산으로 측정해서는 안 되고, 가장 가난한 계층의 상황을 살펴야 한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진보하기 위해서는 위기가 필요하다. 어둠은 등불을 낳았고, 안개는 나침반을 만들었다. 배고픔은 우리를 새로운 길로 가는 탐험과 모험으로 이끈다." (소설가 빅토르 위고)- 박금선, 여자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286-28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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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투리 속에는 고향이 있다 - 노태웅현대시/한국시 2025. 1. 25. 11:44
아래의 시는 1월 23일 아침 라디오 Happy FM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사투리 속에는 고향이 있다 - 노태웅 가버린 시간 속에 그리움 번지면세월 속으로 사라진 말들이 생각난다지방마다 가지는 독특한 억양타향에 오래 머물러 퇴색되었어도고향의 언어는 기억 속에 남아있다어디 숨어있는지도 모르는낯설지 않은 고향 사람들몇 마디 말로 친구를 찾고정다운 고향을 찾는다어디 살었어유∼, 누구라구유∼사투리 속에는 고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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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박완서 산문집 3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중의 명문사람되기/인문학 2025. 1. 18. 12:55
박완서 산문집 3 중의 명문자연은 홀로 있는 사람에게 비로소 친근하게 다가온다. 홀로 있는 사람에게만 가슴을 연다. 홀로 있는 사람에게만 그의 내밀한 속삭임을 들려준다. 그것은 자연 속에 홀로 있어 본 사람만이 아는 자연의 성질이다. (49쪽)사람을 친구로 사귀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자연을 사귀기 위해서도 우선 거기 머무르지 않으면 안 되고 고독하지 않으면 안 된다. (49쪽)인생의 가을과 계절의 가을이 만나는 시간에 듣는 귀뚜라미 소리처럼 처량한게 또 있을까. (80쪽)정말로 슬퍼하고 근심해야 할 일은 벼슬아치의 부정이 아니라 벼슬아치의 정직을 요구할 줄 모르는 백성의 마음일 것이다. 이것은 또한 벼슬아치의 부끄러움이기 이전에 백성의 부끄러움이다. (1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