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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강도에게 주는 시 – 오장환 시인(1918-1951)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재미 있는 그러나 슬픈 시이다. 요즘 말로, 웃픈 시이다. 강도에게 주는 시 – 오장환 시인 어슥한 밤거리에서나는 强盜를 만났다.그리고 나는웃었다.빈 주머니에서 돈二圓을 꺼내들은내가 어째서 울어야 하느냐.어째서 떨어야 되느냐.강도도 어이가 없어나의 뺨을 갈겼다.—이 지질이 못난 자식아이같이 돈 흔한 세상에 어째서 이밖에 없느냐.오- 世上의 착한 사나이, 착한 여자야.너는 보았느냐.단지 詩밖에 모르는 病든 사내가三冬치위에 헐벗고 떨면서詩한수 二百圓그 때문에도 마구 써내는 이 詩를 읽어보느냐. --------위의 시는 1946년에 쓰여진 시임.

현대시/한국시 2024.04.30

(시) 청소 시간 – 이해인 수녀 시인

아래의 시는 4월 28일 월요일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心)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청소 시간 – 이해인 수녀 시인앞치마에 받은물기 어린 아침나의 두 손은 열심히버릴 것을 찾고 있다날마다먼지를 쓸고 닦는 일은나를 쓸고 닦는 일먼지 낀 마음 말끔히 걸레질해도자고 나면 또 쌓이는한 움큼의 새 먼지부끄러움도 순히 받아들이며나를 닮은 먼지를구석구석 쓸어낸다휴지통에 종이를 버리듯내 구겨진 생각들을미련 없이 버린다버리는 일로 나를 찾으며두 손으로 걸레를 짜는새 날의 시작이여

현대시/한국시 2024.04.30

(시) 비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희중(1960-)

아래의 시는 인터넷에서 만난 시이다. 비를 가르쳐 주는 사람 -  이희중 시인(1960-) 한적한 이차선 도로가 지나는중학교 앞 큰 교회 옆소박하지만 제 나름 멋을 낸 동네 카페 테라스에서젊은 엄마가 두세 살 아이를 안고비 내리는 처마 밖으로 손을 내밀며무언가 작은 소리로 이야기한다. 이봐.이런 게 비야, 비.가끔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지. 오래전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어느 날두세 살 내게도 비를 가르쳐 준 사람이 있었을 텐데누군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 햇살을 가르쳐 준 사람, 햇살의 따스함을 가르쳐 준 사람, 손바닥 한가득 햇살을 담아 내 볼을 맨 처음 감싸 준 사람. 나비를 가르쳐 준 사람, 나비가 하늘하늘 날 때와 팔랑팔랑 날 때의 차이를 가르쳐 준..

현대시/한국시 202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