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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 안차애
내 사랑은 심심하지만
알고 보면 깊은 농염이다
내 사랑에 온갖 맛이 들어 있다는 건
깊이 다가와 본 사람은 다 안다
춘궁(春窮)이거나
춘궁 같은 허기거나
허기보다 더 아득한 마음일 땐
심심하고 둥근
둥글고 부드러운 내 몸에
당신의 이빨자국을 찍어 보라
당신이 가진 온갖 맛
떫거나 시거나 쓰거나 짠맛, 맛들을
순하고 착하게 껴안아주리
내 살 깊이 품었다가 온전한 농염으로
다시 당신께 돌려보내리
이 詩도 지하철역에서 주워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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