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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 / 백석
<시가 내게로 왔다>에서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헌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와장도 닭의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달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이 시의 저자 백석은 얼마전 돌아가신 법정스님이 계시던 길상사의 절터를 시주한 바 있는 자야 김영한 여사의 이성친구로 알려진 분이다. 백석 선생이 워낙 유명한 분인데도, 개인적으론 이 분의 시를 별로 접하지 못해 유감이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접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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