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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박물관이 된 교회, 변혁이 필요하다아름다운 인생/종교 2010. 11. 10. 13:46
박물관이 된 교회, 변혁이 필요하다 -매튜 폭스, <새로운 종교개혁>, 코나투스, 2010년 2010년 11월 08일 (월) 13:48:05 한상봉 기자 isu@nahnews.net 저명한 생태신학자인 매튜 폭스(Matthew Fox)는 1517년 마르틴 루터는 비텐베르크 교회 문에 종교개혁을 요구하는 95개조를 내걸고 가톨릭교회의 타락과 지배를 성토했던 것처럼, 2005년 오순절 주간에 새로운 95개조를 지어 바로 그 비텐베르크 교회에 붙였다. 폭스는 아동성욕자 스캔들과 히틀러의 파시스트 찬양자인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를 시성한 것에서 드러나듯이, 로마 가톨릭교회가 제도상 깊이 타락한 것을 비난하고, 미국 그리스도교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근본주의와 인간과 생태계의 고통에 대한 무감각을 고발했다. 이 내용이 <새로운 종교개혁- 창조영성과 기독교의 변혁에 관한 95개조 반박문>(코나투스)라는 책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매튜 폭스는 "전쟁, 가난, 성차별주의, 동성애 혐오, 생태파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간과 지구의 역사에서 중대한 이 시점에, 우리는 자비, 창조성, 정의 같은 것으로 미래를 제시하려는 사람들을 모을 필요가 있다. 종교는 문제 자체가 아니라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의 95개조 논제는 제도종교의 허울좋은 치장을 걷어치우고 참된 영성으로 이끌어줄 새로운 종교개혁을 요구했다.
아동성욕자 옹호하면서, 예언자적 성직자와 신학자들 추방해온 교회
폭스는 이 책을 출간하면서, 이렇게 썼다.
낙태를 소리 높여 반대했던 교황이 정작 25년 동안 교회 안에서 신학자들이 마땅히 산파 역할을 해야 하는 생각과 말, 새로운 사고와 창조적인 운동 등의 생명을 낙태시키려는 것에 대해 거룩한 분노를 느끼면서... 정치, 경제, 사회, 성 등의 차별과 억압으로 말미암은 어떠한 목소리도 잃어버린 사람들과 함께 연대하면서...
그리고 언제나 죽음보다는 생명을 더 사랑하며, 종교나 제국과 같이 인간이 만든 어떠한 형식보다 훨씬 더 광활하고, 더 풍요롭고, 더 상상력이 풍부한 성령께서 새로운 형식을 지닌 종교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영성을 깨어나게 함으로써 새로운 세대에게 희망과 약속과 도전을 주실 것이라는 깊은 신뢰를 하면서..."
매튜 폭스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권력자들에 의해서 2002년 아동성추행 추문을 일으켜 사임한 보스턴의 로 추기경 같은 아동성욕자들을 그동안 옹호해 오는 동안에, 라칭거 추기경은 당시 여성이나 가난한 농부들, 열대우림을 지키는 자들이나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이들을 포함한 모든 가난한 자들과 억눌린 자들의 자유를 위한 운동을 이끌었던 예언자적 성직자들과 신학자들을 추방해 왔다고 고발했다. 가톨릭교회는 "그 누구도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반성하는 것 없이 맹목으로 충성을 맹세하며 위로부터 차례대로 똑같이 행동하는 판에 박힌 추기경들과 주교들을 낳았다."며 "현재 그들의 권위있는 자리는 예리한 지식이나 용기 있는 도덕적 행위로 얻었다기보다는 맹목의 충성에 따라 베풀어진 결과"라고 말한다.
또한 교황청은 아동성욕자나 성직매매, 성직매매를 위한 성직자들의 은밀한 공모, 로마 가톨릭교회 안에서 여성의 충분치 못한 역할, 게이나 레즈비언의 인권문제 등을 다루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으며, 지도자가 아니라 아첨꾼에게 교회를 맡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오푸스 데이의 설립자인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신부와 같은 자는 이른바 '부자와 권력자를 위한 특별한 선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은 대표적인 파시스트 성직자였다"며 이러한 성직자를 성인으로 추대한 그 어떠한 교황도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에스크리바는 죽은 지 30년도 되지 않아 요한바오로 2세에 의해 2002년에 시성된 바 있다.
'그리스도-파시즘'과 결별해야 할 때
▲ 베네딕토 16세 교황(사진출처/바티칸 홈페이지) 폭스는 다시 제국을 꿈꾸는 가톨릭교회가 미국의 근보주의자들과 동맹을 맺고 있다고 비난했다. 교황청 교리성성 장관이던 라칭거 추기경은 2004년 조지 부시가 대톨영 선거운동 중에 바티칸에 방문해 "미국 가톨릭주교들이 낙태 및 동성애와 싸우고 있는 자신의 전쟁에 충분한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서, 단 일주일만에 라칭거 사무실은 미국 주교들에게 공식적으로 낙태를 반대하지 않는 가톨릭정치가와는 어떠한 교류도 거절하라는 통보를 보냈다고 전한다.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존 케리는 가톨릭신자였다.
매튜 폭스는 종교재판관의 수장이 교황이 된 것은 그리스도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현 교황은 "신학자들을 벙어리로 만들고 있다"며, 이어 베네딕토 교황이 지난 20년 동안 멕시코의 마르시알 마시엘 신부에 의해 피해를 당한 9명의 아동성추행 피해자들이 쓰거나 진술한 내용을 들여다 보지 않았다는 사실은 끔찍한 일이라고 고발했다. 마시엘 신부는 요한바오로 2세 교황이 직접 위임한 가톨릭운동 단체인 '그리스도를 위한 군단'(Legionaires for Christ)의 창설자다. 마시엘 신부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주장하던 해방신학을 반대하며, '부자와 권력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하면서, 부자와 명문가에게서 모금을 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신학생들을 성추행해 왔으며, 2004년 12월에야 시작된 마시엘 신부에 대한 조사는 2005년 5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지지시로 중단되었다고 전한다. 또한 열렬한 반공주의자들인 '친교와 해방'이라는 이탈리아 조직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사랑을 받아 '교황의 람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를 두고 신학자 도로테 죌레는 '그리스도-파시즘'이라고 불렀다.
박물관 교회를 버리고 새로운 영성으로
그는 예수가 말했듯이, "죽은 자가 죽은 자를 장례 지내도록" 내버려두고, 21세기를 위한 영성을 지니고 앞으로 나가자면서, "박물관 교회는 그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려야 하며, 참된 영성이 종교를 대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기서 새로운 영성은 더 이상 종교의 이름으로 자신들의 폭력을 합리화하려는 제국과 그들의 야망을 섬기지 못하게 할 것이며, 새로운 종교개혁은 어떤 하나의 문화나 어떤 하나의 방법만이 그 근원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 하지 않는, 진실로 겸허한 이해를 지니고 있으며, 세계의 모든 영적 전통에서 우러나오는 지혜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우리가 불타는 건물을 떠나야 하듯이, 우리는 박물관과 같은 생명을 잃은 기독교신앙을 떠난다. 그것은 가장 가치있는 잡으려는 것이며, 가치 없는 것을 놓아버리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매튜 폭스는 예수시대에도 그러했듯이 예언자들과 신비주의자들과 복음서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프란치스코와 베네딕트, 간디와 마틴 루터 킹, 도로시 데이와 오스카 로메로 등의 인물에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종교로부터 심판자이신 아버지 이미지의 하느님, 곧 근본주의자들의 하느님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신성한 여성성을 회복하는 걸 허락하라고 제안한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새로운 종교개혁을 위한 95개조 반박문은 "1. 하느님은 어머니이며 아버지다"로 시작한다. 그리고 "12. 예수는 우리를 새로운 종교로 부르지 않고 삶으로 불렀다. 영성은 새로움과 감사, 용기와 창조성, 신뢰와 해방, 자비와 정의의 깊이에서 살아있는 삶이다"라고 선포하며, "91. 가슴 안으로 가는 세 개의 고속도로는 침묵, 사랑, 슬픔"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93. 가슴 밖으로 가는 두 개의 고속도로는 창조성과 정의와 자비를 행하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매튜 폭스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있는 창조영성대학(현재 위즈덤대학)을 설립하고 초대총장으로 재직하며 새로운 우주관을 세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기에 물리학자, 인디언 영적 지도자, 신학자, 사회사업가, 성서학자, 페미니스트 심리학자, 수피무용가,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그는 그동안 <원복>, <우주 그리스도의 도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영성: 자비의 힘> 등을 저술했으며, 1993년에 바티칸당국에 의해 도미니코수도회에서 나와서, 지금은 미국 성공회 사제로 있다. 그러나 그는 교파주의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며, "현재 나는 한 사람의 성공회 신자로서 결코 가톨릭주의를 공식적으로 떠나지 않았다"며 "오늘날 우리는 모두 여러 공동체에 한꺼번에 속해 있다"고 말하며, 종교적 배경과 경계를 넘어서 영성 안에서 일치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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