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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공석 신부 "부활은 사실언어"아름다운 인생/종교 2010. 12. 4. 19:31
서공석 신부 "부활은 사실언어" -부활은 하느님의 숨결로 사는것.. 몸의 부활은 인간관계의 부활 2010년 11월 29일 (월) 10:02:53 한상봉 기자 isu@nahnews.net "초기 신앙공동체는 예수의 부활 사실로 말미암아 새로운 의식을 갖게 되었다. 예수가 부활하셨으니 우리도 모두 부활할 것이라는 의식이다."
지난 11월 26일 서강대 명예교수인 서공석 신부(부산교구)가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주최한 '삶의 신학 콜로키엄'에서 '내가 믿는 부활'에 대해 이야기를 던졌다.
▲ 사진/한상봉 기자 서공석 신부는 구약성서에서 생명의 주님이신 하느님에 대한 희망으로 부활에 대한 언어가 발생했으며, 그분은 "모세의 계약이 의미하는 우리와의 연대를 사시는 분이며, 돌보아주고 가엾이 여기며 살리시는 분"이라고 소개하며, "그래서 하느님을 신뢰하며 죽어가는 사람도 당신 안에 살려놓으신다는 희망"이라고 말했다. 즉, "부활은 우리의 미래에 대한 정보제공의 언어가 아니라, 함께 계시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이 인간생명의 한계를 넘어서 이루실 일에 대한 희망"이라고 말한다.
▲ 서공석 신부 그러나 예수는 육체를 지니신 분으로 발현했지만 그 몸은 지상적 실존을 벗어나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예수 부활을 생전에 예수가 죽은 사람을 살린 기적을 연장해서 상상해선 안 된다고 주의했다. 예수와 달리 그들은 되살아났지만 결정적 삶에 진입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세례받은 그리스도인들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을 산다'는 믿음은 그리스도 신앙의 근본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의 부활은 신앙인의 삶 안에 감추어진 신비가 죽음 후 하느님 안에서 나타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 이후의 부활에 집착하는 것보다 '부활의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활의 삶에 대해 "신앙인은 세례를 받으면서 죄와 마귀가 상징하는 삶을 끊어버리고, 하느님 아버지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숨결인 성령과의 연대성을 살겠다고 약속한다"며, 지상적 생존보다 하느님과의 연대를 사는 생존의 상태로 옮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신부는 그렇다고 예수 그리스도와 교감하는 연대성의 삶이 지상적 생존이나 사회문제를 외면하고 장차 부활할 것만 기대하며 산다는 뜻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즉, 부활의 삶은 우리의 지상적 생존이 직면하는 모든 일에서 죽음과 부활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시오. 그리하여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법을 채우시오"(갈라 6,2)하는 말씀처럼 제 맘대로 살지 않고 자기 주변을 돌아보며 죽어야 부활을 경험하기 때문에, "명철보신(明哲保身)하여 얻은 생물적 또는 사회적 안전과 영광이 부활한 삶의 질을 나타내는 잣대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부활의 삶이란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며, 하느님의 숨결로 사는 것이며,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살아계셔서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부활은 사람이 하느님의 생명을 받아들여 다른 이들을 돌보고 자유롭게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베풀어지는 새로운 생존이며 현실이며, 복음서 안에서 '잔치'라는 말로 보여주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이날 토론에서 김경재 교수(한신대)는 '부활한 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물었다. 이에 서공석 신부는 "사도신경에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라는 대목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육신, 곧 몸은 물질적 육신이 아니라 히브리식으로 표현하면 인간관계"라고 설명하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신의 생물학적 부활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이어 "도킨슨 부류의 학자들은 맘대로 그리스도 신앙을 난도질하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근본주의에 신앙에 걸려 넘어진 것이며, 그래서 종교가 없으면 9.11사태 등 근본주의자들이 저지르는 테러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며 "부활이란 예수와의 연대성을 회복하고 다른 삶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진호 목사는 부활신앙이 BC3세기 경에 내면화되었지만, 의인의 부활이란 주제는 예수를 세례자 요한이 부활한 것이라고 말하는 대중신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부활을 믿지 않았던 "사두가이파와 같은 지배층이 아닌 민중들은 어느 종교에서나 의인의 부활을 믿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멕시코의 산초빌라나 홍경래의 부활 등을 예를 들며, 부활은 그리스도교 배타주의를 넘어서는 단계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에 서공석 신부는 "타종교 안에도 부활언어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한편 박태식 신부는 바리사이파들의 부활신앙을 자신들의 율법준수에 따른 보상으로 이해했다고 지적하며, "부활을 상징언어나 내면화된 언어가 아니라 사실언어로 말하면 좀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며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죽음 문제에 직면해 예수에게서 일종의 탈출구를 발견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서 신부는 "죽음이란 소멸하는것"이며, 절망 속에서 겪는 무능화의 극치로 느껴지지만, 부활이란 파도가 바다에 휩쓸려 들어가듯이 "그 소용돌이 안에서 하느님 안에 잠겨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론 가운데 "사람이 죽어도 그 후에 자기의 고유한 정체성(identity)를 지니고 있느냐?"는 질문에 서공석 신부는 "'나'라는 아이덴터티가 없어지면 부활도 아니"라면서, "우리는 다른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예수부활은 사실언어이며, 그 사실에 바탕을 두고 초기 신앙인들이 부활을 선포했으며, 거기에 준해서 우리도 살아날 것이라고 신앙고백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예수부활이 사실언어라 해서, 그걸 기초로 우리의 부활을 상상하는 것은 실수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 부활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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