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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평화방송, 정진석 추기경 지시로 4대강 언급 못해아름다운 인생/종교 2010. 12. 18. 21:58
평화방송, 정진석 추기경 지시로 4대강 언급 못해 -정홍규 신부, PBC특강 녹화중 4대강 관련 발언 중단.. 추기경 지시로 알려져
-"4대강 관련 발언 추기경이 직접 해명해야 실추된 교도권 회복된다"2010년 12월 15일 (수) 15:46:38 한상봉 isu@nahnews.net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평화방송에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언급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영천 산자연학교 교장인 정홍규 신부(대구대교구)는 평화방송 PBC 특강 녹화과정에서 4대강 사업 관련 언급을 제지당했으며, 담당 피디로부터 '추기경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고 전했다.
▲ 정홍규 신부는 "국민 전체가 예민하게 주목하고 있는 4대강 문제를 추기경님이 명료하게 진단해 주지 못하고, 오히려 개발주의자의 손을 들어주게 되어 생태계의 위기를 더 심화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사진/한상봉 기자)
정홍규 신부는 <지금여기>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정황을 이렇게 설명했다."저에게 이 녹화는 아주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에 저는 강연 시작이 무겁지 않도록 몰입했습니다. 녹화하는 중에 갑자기 피디님이 강의장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만 녹화중지를 시키면서 하는 말이 '추기경님이 4대강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고 지시하셨다.'라는 겁니다.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피디님이 사전에 원고를 봐야 한다고 하기에 이미 원고를 메일로 보냈다고 답했습니다. 우선 4대강 사업 관련 내용을 빼고 1편 녹화를 마치니 10분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남은 10분을 할 수 없이 생태 평화 사례나 활동들 그리고 본당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대로 원고 없이 뒷부분에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화과정에서 강연을 제지당하면서, 정홍규 신부는 무척 당황했다고 전한다.
"주제가 평화와 생태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가톨릭 환경운동 20년을 성찰하면서 결국 교회 조직 속에서는 사목자의 각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1990년대에는 가톨릭 환경운동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역할이 아주 컸습니다. 그래서 진퇴양난에 빠진 2010년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우리 정진석 추기경의 역할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았는데, 그 부분에서 그만 잘리게 되어 처음에는 아주 당황했습니다.
강연에는 기본 컨셉이 있고 순서가 있고 흐름이 있는데, 이 맥을 잘라 버리니 결국 겨우 녹화를 찍은 셈입니다. 그 자리에 저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방청객도 있었고, 피디가 이런 말은 따로 불러내서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당혹스럽더군요. 다른 방송도 아니고 평화방송에서 이럴 수 있나, 생각했습니다."
정홍규 신부는 "당황스럽고 황당함에, 영천으로 기차를 타고 다시 내려갈 때에는 '우리 교회마저 이래야 하는가...'라는 씁쓸함을 느꼈고, 20년 동안 가톨릭 환경운동에 투신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허탈한 마음이었다"라고 고백했다.
▲ 평화방송 피디는 정홍규 신부에게 '정진석 추기경의 지시'를 이유로 4대강 관련 녹화를 중지시켰다.(사진/한상봉 기자) 이어 "199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창조주와 함께하는 평화, 모든 피조물과 함께 하는 평화>라는 담화문과 2010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라>는 두 교황님의 메시지를 추기경님은 왜곡해 버렸고 생태정의를 파괴해 버린 결과가 되고 말았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2010년 발표된 한국 주교회의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성명서와 환경에 대한 주교회의 지침서를 추기경님 스스로 지키지 않았기에 교도권과 교회공신력을 실추시켰다."라고 비판하며, "결과적으로 마치 교회 안에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추어지고 있지만, 실제는 추기경님의 잘못된 판단이 낳은 결과이며, 결국 가톨릭 교회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정 신부는 이번 정진석 추기경의 발언이 "국민들의 불신과 혼돈을 가중시켰다."라고 하면서, 그 까닭을 "국민 전체가 예민하게 주목하고 있는 4대강 사업 문제를 추기경님이 명료하게 진단해 주지 못하고, 오히려 개발주의자들의 손을 들어주게 되어 생태계의 위기를 더 심화시킨 꼴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4대강 사업 문제뿐만 아니라 농민들, 농업과 농촌과 환경을 살리려는 모든 시민들에 대한 교회의 연대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홍규 신부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추기경님이 나서서 다시 한 번 입장을 정리해 주시든지 아니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더욱 분명하게 추기경님의 견해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정 신부는 "참된 권위는 잘못된 판단에 대해 침묵을 지키기보다 오히려 용서를 청할 때 확인되는 것"이라며, "실추된 교도권을 다시 세우는 길은 추기경님이 대변인을 통해서 모호한 말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도좌에 나온 메세지에 근거하여 평화를 말씀하셔야 앞으로 닥칠 파국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PBC특강 담당 피디는 정황을 묻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질문에 "녹화과정에서 발생한 일은 외부에 말할 수 없게 되어 있다"라고 답변을 피했다.
정홍규 신부는 영천 가톨릭 대안학교 산자연학교 교장이며 한국BM기술협회 회장으로 있다. 1994년에 천주교 환경상과 늘푸름환경대상을 받았고, 2008년에는 천주교 환경대상을 받았다. 환경문제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실천, 생태위기와 종교적 대안, 생태영성과 청소년 교육을 비롯한 다수의 논문을 썼다. 1981년에 사제품을 받았으며, 1990년부터 푸른평화운동에 투신하면서 교육과 경제, 문화와 정치, 신학과 영성의 생태적 관점을 통합했다. 지은 책에 <생명을 하늘처럼>, <두레와 살림>, <우주 안에 사람, 사람 안에 우주>, <빙엔의 힐데가르트>, <산처럼>, <우주의 집안에>, <생태 영성 이야기> 등이 있고, 옮긴 책에 <그리스도인의 비전>, <무조건적인 사랑>, <대화의 길잡이>, <마음의 계절>, <행복의 조건>, <우리 시대를 위한 지구 이야기>, <환경신학>, <생명을 위하여>, <우주, 폭발과 함께 태어나다>, <용암에서 생명으로>, <우주 이야기> 등 다수가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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