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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아름다운 그림을 보았다 / 함민복 시인현대시/한국시 2013. 2. 26. 11:47
슬프고 아름다운 그림을 보았다 / 함민복
살며 만났던
모든 선과 색들이
떨리며 녹아 들었을
간신히 발인
상처의 테두리인
저 선이 어찌 단선이랴
저 선이 어찌 단색이랴
선 그어지는 소리에
마음도 깊이 패였을
검은 선을 덮기도 했을
거북 발 같은 검은 피부에
곡선이 울어
감자, 계란, 가지처럼 울며
인류가 신고 걸어가야 할
마음의 신발
여기 그려놓았구나 (P.48 )
출전: 함민복 시인의 새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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