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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 천양희 시인현대시/한국시 2013. 7. 3. 00:59
비오는 날 / 천양희
잠실 롯데백화점 계단을 오르면서
문득 괴테를 생각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생각한다
베르테르가 그토록 사랑한 롯데가
백화점이 되어 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친구의 승용차 소나타lll를 타면서
문득 베토벤을 생각한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3악장을 생각한다
그가 그토록 사랑한 소나타가
자동차가 되어 있다
그 자동차로 강변을 달렸다
비가 오고 있었다 ...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얼굴을 묻은 여자
고흐의 그림 '슬픔'을 생각한다
내가 그토록 사랑한 '슬픔'이
어느새 내 슬픔이 되어 있다
그 슬픔으로 하루를 견뎠다
비가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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