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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詩) 기러기 / 메리 올리버(1935-)현대시/영시 2013. 11. 6. 13:28
Wild Geese / Mary Oliver (1935-)
You do not have to be good.
You do not have to walk on your knees
for a hundred miles through the desert repenting.
You only have to let the soft animal of your body
love what it loves.
Tell me about despair, yours, and I will tell you mine.
Meanwhile the world goes on.
Meanwhile the sun and the clear pebbles of the rain
are moving across the landscapes,
over the prairies and the deep trees,
the mountains and the rivers.
Meanwhile the wild geese, high in the clean blue air,
are heading home again.
Whoever you are, no matter how lonely,
the world offers itself to your imagination,
calls to you like the wild geese, harsh and exciting
over and over announcing your place
in the family of things.
기러기 / 메리 올리버 (1935-)
외대 영문과 정은귀 교수 번역
착하지 않아도 괜찮아.
무릎으로 걷지 않아도 괜찮아,
사막 건너 백 마일의 거리를 참회하며.
너는 다만 네 몸의 그 보드라운 동물이
사랑하는 걸 사랑하면 되지.
내게 말해보렴, 네 절망을. 나도 내 절망을 네게 말할 테니.
그러는 사이 세상은 돌아가지.
그러는 사이 태양과 비의 또렷한 방울들은
저 풍경을 가로질러 움직이지.
저 너른 초원과 저 깊은 수풀 너머로,
저 산과 강들 너머로.
그러는 사이 기러기들은 맑고 푸른 공기 드높이 날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있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이 세상은 네가 상상하는 대로 보여주지,
네게 소리치지, 꽥꽥 즐거운 기러기처럼
네 자리를 사물의 무리 안에서
다시금 일깨우면서.
“그러고 보면 이 시는 기러기를 통하여 이름 없는 모든 존재를 애틋하게 아껴 부르는 노래입니다. 보잘것없는 자리에서 세상사에 시달려 힘겨워하는 모든 이의 안간힘을 보듬으며 그네들의 삶에 바치는 찬미가입니다. 강요된 도덕률에 익숙해진 우리가 저만의 본성을 회복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겠지요. 자신을 찬찬히 응시하고 자신만의 본성,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겠지요. 사라지는 것들이 많지만 모두가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닌 11월, 잊고 있던 내 보드라운 본성, 내 안의 생명력에 다시 불을 지펴 이 보잘것없는 삶의 터를 따뜻하게 껴안아야겠습니다. 11월이 그러하듯 이름 없는 당신은 가장 위대한 하나의 세계입니다.” (경향잡지 2013년11월호, 113쪽에서)
우연히 이 잡지를 보다가 위의 시가 마음에 들고 정은귀 교수의 해설도 좋아 이곳에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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