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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보면 / 이근배 (1940-)현대시/한국시 2009. 5. 1. 13:26
살다가 보면 / 이근배 (1940-)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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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배 시인은 가람 이병기 선생으로부터 추천받은 마지막 시인으로, 시인 겸 문학평론가인 장석주가 진행하는 국악방송에서 문학의 뒤안길이란 프로에서 시인이나 소설가의 생애와 문학을 들려주고 있다.
이 시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전철 기다리다 마주친 시다. 정말 살다가 보면 이 시처럼 고백할 때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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