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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시인현대시/한국시 2016. 2. 29. 01:53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시인
샤갈의 마을에는 三月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靜脈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靜脈을 어루만지며
눈은 數千數萬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三月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의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 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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