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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 전 대통령 장례식 있던 날 / 밝은하늘
    현대시/습작시 2009. 5. 30. 14:30

    노 전 대통령 장례식 있던 날 / 밝은 하늘

     

    노 전 대통령 장례식 있던 날

     

    하루종일 TV 앞에서

    방송사의 생중계를 보았다.

    온종일 눈물이 글썽거렸다.

    장례식 때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추도사를 들을 때

    열린우리당 모 의원이 이 대통령 헌화때 고함을 질렀을 때

     

    왈칵 눈물 쏟을 뻔 했다.

    차라리 눈물이 쏟아졌으면

    엉엉 소리내어 울 수 있었다면

    속이라도 시원했으리라.

     

    울고 싶을 때 울음이 터지지 않는 것은

    마치 똥 마려울 때 똥이 안 나오는 것처럼

    기분이 뭣같은 거다.

     

    그래서 그런지 술 한 잔이 생각났다.

    힘들 때 기쁠 때 위안이 되어 주었던 고마운 친구 아니었나.

    그래서 오늘은 자기 전에

    아내 대신

    참 이슬과 부둥켜안고 뽀뽀나 해야겠다.

    月下獨酌(월하독작)이 아닌 燈下獨酌(등하독작)이다.

     

    인생이 참으로 허망하다.

    선한 사람은 죽고 악한 사람은 살아남는

    이런 뭣같은 현실이 더럽다.

     

    이 땅에서 군림하는 권력이란 것

    이 땅에서 만끽하는 명예라는 것

    이 땅에서 향유하는 특권이란 것

    이 땅에서 쌓아놓은 부유라는 것

    이 땅에서 탐닉하는 쾌락이란 것

    바람 한 번 지나가면

    누워버리는 풀과 같거늘

     

    우리의 인생이 현세로만 막을 내린다면

    얼마나 아쉬울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절대자는 신은

    소외된 이, 없는 이, 벗은 이,

    갇힌 이, 묶인 이, 버림받은 이의 편

     

    사람을 잃고서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정말 바보였다.

    예수 역시 바보라고 그러지 않았던가

    그들은 큰 바보였다.

     

    나도 작은 바보가 되고 싶다.

    나의 남은 생을 걸고

    그들처럼 바보로 살고 싶다

    그런데 난 힘이 부족하니 도와주시길

    "仁者己欲立而立人己欲達而達人"

    (사랑이란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을 서게 하고

    자기가 도달하고 싶으면 남을 도달하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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