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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정운헌 시인현대시/한국시 2009. 4. 8. 10:13
나무 / 정운헌
<詩와 십자가>에서
저 나무들이
행복해 보였어요
무성한 꽃과 잎들
그늘이 짙었지요
한없이 바람에 출렁이고
햇빛에 반짝였어요
저도 함게 출렁이고
반짝이고 싶었어요.
겨울이 되어서야
저는 보았어요
나뭇가지마다 십자가가 아닌 것이 없고
온몸으로 그 나뭇가지들을 안고
살아온 것을
하늘만 흠모하는 새들까지 불러 와
고요히 그 십자가 위에
잠재우는 것도.
저 나무들이
더 환해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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