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詩) 첫사랑 / 고재종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3. 3. 13. 19:30

첫사랑 / 고재종 시인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 분분 난 분분 춤 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

 

바람 한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낸 저 황홀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