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돈 - 유종호 시인(1935-)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2. 20. 12:37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시가 아니라 코메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드는 유머러스하고 발직한 시이다. 읽는 맛을 주는 시이다. 

 

- 유종호 시인

 

신사임당은 사람 볼 줄 모른다

율곡도 사람 볼 줄 모른다

대왕 세종도 마찬가지다

 

사람 볼 줄 안다면

왜 나와 착한

내 친구 천수 호주머니에

돈이 없는가

 

한국은행은 앞으로 돈 만들 때

대왕님께 안경을 씌워 드리시오

 

그리고 대왕 세종께서도

큰길로만 다니시지 마시고

골목길도 좀 다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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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개

유 시인은 1935년 충주 출생이다. 서울대 영문과와 뉴욕 주립대(버팔로) 대학원 수학했으며, 공주사대, 이화여대, 연세대 교수를 역임했다. 제35회 정지용 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