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천천히 가자 쉬어 가면서 가자 – 나태주 시인(1945-)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4. 27. 10:15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천천히 가자 쉬어 가면서 가자 나태주 시인(1945-)

 

천천히 가자 쉬어 가면서 가자
오늘 가야 할 곳까지 가지 못했다고
걱정하거나 안달할 일은 없다
가다가 멈추는 자리가
오늘 가야할 자리다 쉬어야 할 자리다
바람 좋다 바람도 마시고
구름 좋다 구름도 보고
내 앞에 참으로 좋은 사람이 있다
좋은 사람 마음속에 얼룩진
슬픔의 그늘 기쁨의 물결도 좀
들여다보면서 가자
높은 가지 낮은 가지
바람에 불려 나뭇잎들이 떨어져
발 밑을 뒹군다 어찌할 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