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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빨래를 하십시오 - 이해인 수녀 시인현대시/한국시 2024. 5. 18. 16:04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빨래를 하십시오 - 이해인 수녀 시인
우울한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맑은 물이
소리내며 튕겨울리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밝아진답니다
애인이 그리운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물 속에 흔들리는
그의 얼굴이
자꾸만 웃을 거예요
기도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몇 차례 빨래를 헹구어내는
기다림의 순간을 사랑하다 보면
저절로 기도가 된답니다
누구를 용서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비누가 부서지며 풍기는
향기를 맡으며
마음은 문득 넓어지고
그래서 행복할 거예요'현대시 > 한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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