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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처방 - 한성기현대시/한국시 2025. 3. 24. 10:23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오랜 만에 들린 KBS Happy FM의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나도 십여전 전에 불면증으로 한참 고생한 적이 있어 공감이 가는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처방 - 한성기
잠이 오지 않았다
석 달 열흘을 아무리 애써보아도
잠이 오지 않았다
병원과 약방을 찾았으나
나를 잠들게 하지 못하는 약들
밤이면 안경 너머로
내 병을 짚던 의사의 얼굴
잠이 오지 않았다
사람의 수단과 방법의 한계
산을 향해 떠났다
마을이 멀어져 가고
세상이 멀어져 갔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어져가고
차바퀴 구르는 소리가
멀어져갔다
병원도
약방도
산에 도착하던 날부터
쿨쿨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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