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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한(小寒) - 백무산 시인현대시/한국시 2026. 1. 5. 22:05
오늘은 소한(小寒)이다. 백무산 시인의 시 <소한>은 오늘 클래식FM의 《FM 풍류마을》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小寒(소한) - 백무산 시인
사과나무가 눈을 맞고 있다
하얀 꽃을 피우던 나무
붉은 열매 주렁주렁 달고 있던 나무
제 몸보다 더 많은 무게를 지탱하던 나무
어린것을 품은 여인의 몸처럼
둥글고 붉고 단물 가득 품던 나무
사과나무가 조용히 눈을 맞고 있다
그 많은 것들 다 내어주고
하나도 받아 안을 수 없는 몸
앙상한 뼈마디 삭정이 부러지는 소리 번져
희죽희죽 웃음이 목젖에 차오르는데
맨발이 공중에 둥둥 뜰 것 같은데
빈 가지에 바람 몇점과
새 몇 마리 날아와
간신히 눌러 앉혀두는데
하얀 꽃을 받아들
빈손이 되는 나무
빈손만이 받아들 수 있는 꽃
사과나무의 손을 잡아주는
누군가의 흰 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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