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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희는 시발을 아느냐 / 신현림 (1961-)
    현대시/한국시 2009. 8. 12. 14:26

    너희는 시발을 아느냐 / 신현림 (1961-)

    <세기말 블루스> (창비 1996) 중에서


      아, 시바알 샐러리맨만 쉬고 싶은 게 아니라구


      내 고통의 무쏘도 쉬어야겠다구 여자로서 당당히 홀로 서기엔 참 더러운 땅이라구 이혼녀와 노처녀는 더 스트레스 받는 땅 직장 승진도 대우도 버거운 땅

      어떻게 연애나 하려는 놈들 손만 버들가지처럼 건들거리지 그것도 한창때의 얘기지

      같이 살 놈 아니면 연애는 소모전이라구 남자는 유곽에 가서 몸이라도 풀 수 있지 우리는 그림자처럼 달라붙는 정욕을 터뜨릴 방법이 없지 이를 악물고 참아야 하는 피로감이나 음악을 그물침대로 삼고 누워 젖가슴이나 쓸어내리는 설움이나 과식이나 수다로 풀며 소나무처럼 까칠해지는 얼굴이나

      좌우지간 여자직장을 사표내자구 시발


      이보게 여성동지, 고통과 고통을 왕복하는 데 여자 남자가 어딨나

      남성동무도 밖에선 눈치보고 갈대처럼 굽신거리다가 집에선 클랙슨 뻥뻥 누르듯 호통이나 치니 다 불쌍한 동물이지 아, 불쌍한 씨발


     

    <저자 소개>

    1961 경기 의왕 출생. 아주대 국문과 졸업.

    1990 『현대시학』에 「초록말을 타고 문득」외 9편을 발표하면서 등단.

    1994 첫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간행.

     

    자신의 속상하고 억울하거나 기분 나쁜 감정이나 생각을 이처럼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게 참으로 부럽다. 넋두리 같지만 한 편의 멋진 솔직담백한 시다. 이런 시도 싫지 않다. 앞으로는 욕 나올 때 욕도 해야겠다. 아, ㅆ시발...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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