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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히 말하자 / 김남주 (1946-1994)
    현대시/한국시 2009. 8. 19. 10:33

    솔직히 말하자 / 김남주 (1946-1994)



    솔직히 말하자

    이 땅에서 자유대한에서

    허위를 파헤쳐 진실을 노래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체포와 고문과 투옥과 그 공포로부터 해방되어

    잠자리에서 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유대한 사천만 인구 중에서

    단 한 사람도 없다, 단 한사람도


    솔직히 말하자

    이 땅에서 자유대한에서

    가진 자들 자본가들을 해롭게 말하고

    그렇지 못한 자들 노동자 농민들을 이롭게 말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체포와 고문과 투옥과 그 공포로부터 해방되어

    잠자리에서 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유대한 사천만 인구 중에서

    단 한 사람도 없다, 단 한 사람도


    솔직히 말하자

    이 땅에서 자유대한에서

    또 하나의 조국인 이북을

    해롭게 이야기하지 않고

    헐뜯고 욕하고 증오하지 않고

    한핏줄 한겨레인 이북 사람들을

    이롭게 이야기하고

    단 한마디라도 해롭지 않게 이야기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체포와 고문과 투옥과 그 공포로부터 해방되어

    잠자리에서 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유대한 사천만 인구 중에서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땅에서 자유대한에서

    허위를 파헤쳐 진실을 노래하고도

    해롭게 자본가를 말하고도 이롭게 노동자를 말하고도

    이북을 해롭게 이야기하지 않고도

    이북 사람들을 이롭게 이야기하고도

    이 땅에서 자유대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체포와 고문과 투옥과 그 공포로부터 해방되어

    잠자리에서 편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유대한 사천만 인구 중에서

    단 한 사람도 있다면


    어디 한번 일어나보시오

    그러면 나같은 사람도 일어나

    그와 함께 일어나 소리를 합쳐

    오월의 노래를 부르겠소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려나간 어여쁜 너의 젖가슴

    피묻은 오월의 노래 목이 터져라 부르겠소

    그러면 나같은 사람도 일어나

    그와 함께 일어나 어깨동무하고

    금남로를 전진하겠소

    압제자에게 죽음을! 외치며

    배고픈 다리를 건너

    부자들의 배때기에 창끝을 들이대겠소

    오월의 영웅들이 남기고 간 무기를 들고

    통일의 길로 나서겠소

    해방의 길로 나서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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