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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문정희의「치마」를 읽다가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그 은밀한 신전.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들처럼 그 주변을 맴돌며 한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그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가 붙들리면 옷이 다 벗겨진 채 무..
임 보 시인의 알기 쉬운 시 창작교실 영롱한 언어의 사리舍利 [연재 2회] 임 보 (시인 • 전 충북대 교수) [시작하며] 이 글은 시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쓴 시 창작에 대한 안내서입니다. 이론적인 책들이 일반적으로 갖게 되는 딱딱함을 덜기 위해 서간체 형식으로 엮었습니다. 시인인 저..
임 보 시인의 알기 쉬운 시 창작교실 당신도 좋은 시를 쓸 수 있다 [연재 1회] 임 보 (시인 • 전 충북대 교수) [시작하며] 이 글은 시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쓴 시 창작에 대한 안내서입니다. 이론적인 책들이 일반적으로 갖게 되는 딱딱함을 덜기 위해 서간체 형식으로 엮었습니다. 시인..
사담 후세인 / 이승하 (1960-) <사랑했을 뿐이다>에서 사형을 당한다면 떨어지는 칼! 참수斬首가 아플까 목 죄는 밧줄! 교수絞首가 더 아플까 너의 머리를 잘라야겠다 살로메가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잘라 쟁반 위에 올려놓았듯이 자른 머리를 보고 껄껄껄 웃어주어야겠다 목 졸려 죽은 사람들이 네-..
서정주 / 정숙자 <사랑했을 뿐이다>에서 선생님, 저는 어제 단시를 하나 지었어요 그래 뭐라고 썼지? 제목이 숙명인데요 이슬에 관한 내용이에요 외울 수 있으면 외워 봐 나무들 손끝으로 받는 이슬을 풀잎은 몸 굽혀 허리로 받네, 예요 어디 뭐라고? 다시 한번 천천히 외워 봐 나무들~..
이명박 퇴임시계 / 박진환 (1936-) <諷詩調․X>에서 이명박대통령 임기 끝나 퇴임하는 날이 2012년 12월 26일 이날에 맞춰 돌아가는 시계가 이명박 시계란다 시작이 엊그젠데 퇴임날 꼽아가며 돌아가는 시계가 있다니
유모차를 끌며 / 김규동 (1925-) <하나의 세상>에서 그 신문사 사장은 변변치 못한 사원을 보면 집에서 아이나 보지 왜 나오느냐고 했다 유모차를 끌며 생각하니 아이 보는 일도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기저귀를 갈고 우유 먹이는 일 목욕 시켜 잠재우는 일은 책 보고 원고 쓸 시간을 군말 없이 ..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아이들의 이미지를 그린다.' (<시가 내게로 왔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