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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뜻있는" 평신도가 되려면아름다운 인생/종교 2010. 4. 2. 17:34
"뜻있는" 평신도가 되려면 [교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04월 02일 (금) 10:14:43 박문수 9783722@hanafos.com ▲ 3월 27일 두물머리에서 열린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한 평신도들(사진/한상봉) 현 정권 들어 교회 안에 뜻 있는 평신도들이 많이 생긴 모양이다. 본래 나는 이 칼럼에서 평신도에 대해 여러 차례 뒤에 써볼 예정이었는데, 이 "뜻있는" 평신도들 때문에 앞당겨 보았다. 이들의 성명서 내용 보다 '뜻있는'이라는 말뜻을 분석하면서 이분들의 진심이 통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먼저 그동안 우리가 교회 안에서 사용해온 '뜻있는'이라는 말의 용례를 살펴본다. 대체로 선행을 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 공적인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 불의 앞에서 자신이 손해 볼 것을 각오하고 달려드는 사람,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어려운 일을 기꺼이 하는 사람, 그리고 대체로 그 행동의 방향이 사회적 약자를 향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교회의 제도적 권위에 굴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 그리고 교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 등도 이 부류에 속한다. 그러면 이러한 '뜻있는' 신자의 범주에 이번 주교단 성명서를 반대하는 평신도들도 들어갈 것인가?
먼저 교회의 제도적 권위에 용감하게 맞선다는 용기의 측면에서 그들은 뜻있는 평신도들이다. 다만 교회 안에서 이런 위험을 무릅쓰는 진정한 용기를 가진 신자들은 절대 '익명성'안으로 숨지 않는데, 이들은 극구 그 신원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보니 다소 뜻이 약해 보인다. 두 번째로, 이들이 현 정권 들어서만 주로 현 정권에 유리한 의제를 위해서 활동한다는 데서 그 뜻이 반감된다. 촛불정국에도 사제단의 행동에 성명서를 낸 이들과 문제의식, 행동패턴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이들도 그들이거나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평신도들인 것 같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먼저 사회적 약자보다는 권력 편에 선다는 점, 행동양식에서는 철저히 자신의 신원을 숨기려 한다는 점, 그리고 광고비가 많이 드는 언론에만 광고를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뜻은 기존의 용례와 큰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그럼 그동안의 용례와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들이 진정으로 '뜻있는' 평신도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 사진출처/뉴데일리 둘째, 그동안 이분들도 수없이 같은 복음을 들었을 터이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 ․ 신성로마제국의 복음과 예수님의 복음은 방향이 정반대이다. 그런데 이 뜻있는 평신도들이 이해한 복음은 팍스 로마나의 복음, 곧 힘으로 유지되는 현상유지를 설파하는 복음과 유사하다. 이 복음을 위해 교회가 국가권력에 순종하는 것이 이 모델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복음은 그 방향이 하느님 나라를 향하고 있지만 이 지상에서는 루카복음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적 약자들을 향하고 있다. 그러니 이들은 복음보다는 맥락이 전혀 다른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13장의 견해를 문자 그대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예수님의 복음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가 소위 부자언론이라 일컫는 데만 광고비를 쓰는 점(이런 사안의 경우 그 자체가 하나의 정치적 행위이다)이다.
판매부수는 적지만 한국에서 그들과 다른 의미에서 그러나 그동안의 '뜻있는'이라는 단어의 용례대로 행동해온 언론에는 광고비가 적게 듦에도 광고를 하지 않았다. 그들의 행동이 정교분리에 입각하여 그야말로 순수하게 이뤄진 것이라면 모든 언론에 골고루 성명서를 실어야 한다. 더 바람직한 것은 이런데 광고비를 쓰지 않고 중곡동 주교회의 앞에 가서 침묵시위를 할 일이다. 이렇게 해도 광고를 실은 언론은 성명서보다 더 크게 기사를 다뤄줄 것이다.
세 번째로, 정말 뜻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제라도 신원을 밝히고 그동안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이 되기 위해 애를 써왔던 평신도들과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그동안 열심히 활동해온 평신도들은 주요 언론에 광고비를 실을 만큼 돈도 없고, 교회내의 많은 영역에서 불리함을 무릅쓰고 신원을 드러내고 있으며, 대체로 사회적 약자들과 더불어 살려 노력한다. 처음에는 잘 맞지 않겠지만 정말 뜻이 있으면 통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교리를 공부해야 한다. 이분들의 성명서를 보면서 아마 사회교리를 모르시거나 알았다 하더라도 앞의 복음처럼 편의대로 해석하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교리를 공부하시다 보면 주교단 성명서가 당연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사회교리는 교회가 사회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잊지 말 것을 주문한다. 우리는 천상의 나라를 향하고 있을 뿐 발은 이 땅에 딛고 있으니 말이다.
박문수 (한국 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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