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습작시

새벽기도 / 밝은 하늘

밝은하늘孤舟獨釣 2012. 8. 15. 13:42

새벽기도 / 밝은 하늘

2012-08-15()

 

이제는 홀로 불어터진 라면을 먹지 않게 하시고

이제는 홀로 눈물을 훔치지 않게 하소서

강이 끝나는 곳에 다시 물길을 터주시고

가끔은 조그만 길가 판자집의 희미한 등불 곁에서

추위에 떨게 하소서

어두움의 밝음과 더러움의 깨끗함과

배고픔의 배부름을 알게 하시고

추함의 아름다움과 절망의 희망과

슬픔의 기쁨을 알게 하시고

이제는 미워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자전거 행상을 끌고 스스로 쌀밥이 되어

새벽을 기다리는 자의 길이 되게 하소서

 

이 시는 정호승 시인의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에 실린 새벽기도란 시를 모방하여 써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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