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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시)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시인현대시/한국시 2016. 9. 4. 22:11
** 밝은 하늘 **
이하의 시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절친한 고교 동창이 소개하여 준 시다.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적혀있던 시이지만,
내 시가 지니는 두 가지 약점(숨김+수미상관)을 극복한 시다운 시라며 설명하여주었다.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시인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치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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