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한국시) 새우잠 / 이가림 시인현대시/한국시 2016. 9. 5. 10:08
새우잠 / 이가림 시인
전세에서 전세로 쫓겨다니는
변두리 내 식구들, 그 무슨 기다림에도 길든
30촉 전등불의 정다움을 찾아
눈 내리는 자갈밭 술 취해서 간다
밤마다 새우처럼 허리 구부리고
나는 어린 딸의 발가락을 만지며 잔다
이 石花 껍질 같은 지구의 한 모퉁이
살아 있는 몇 마리 새우들
고달픈 어미는 가로로 쓰러지고
새끼들은 세로로 쓰러져서
차디찬 식은땀의 잠꼬대들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싸움이냐
꿈속에서도 깊은 바다 밑을 헤매며
검은 상어에게 쫓겨다니는 길뿐이니
'현대시 > 한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현대시) 구두 수선소를 기리는 노래 / 정현종 시인 (0) 2017.01.18 (한국 현대시) 깜박 / 차영미 시인 (0) 2016.12.17 (한국현대시)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시인 (0) 2016.09.04 (한국현대시) 대문에 태극기를 달고 싶은 날 / 강인한 시인 (0) 2016.09.04 (한국현대시) 게으른 사람은 아름답다 / 이문재 시인 (0) 201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