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한국 현대시) 속도 / 이원규 시인(1962∼ )

밝은하늘孤舟獨釣 2017. 8. 22. 18:29

이하의 시는 최근에 우연히 심리기획자 이명수 선생의 강의 <내 마음이 지옥일 때>YouTube의 세바시에서 우연히 만나서 검색하여 보았더니 아래와 같다.

 

속도 / 이원규 시인(1962)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인간들의 동화책에서만 나온다

만약 그들이 바다에서 경주를 한다면?

미안하지만 이마저 인간의 생각일 뿐

그들은 서로 마주친 적도 없다

 

비닐하우스 출신의 딸기를 먹으며

생각한다 왜 백 미터 늦게 달리기는 없을까

만약 느티나무가 출전한다면

출발선에 슬슬 뿌리를 내리고 서 있다가

한 오백년 뒤 저의 푸른 그림자로

아예 골인 지점을 지워버릴 것이다

 

마침내 비닐 하우스 속에

온 지구를 구겨넣고 계시는,

스스로 속성재배 되는지도 모르시는

인간은 그리하여 살아도 백년을 넘지 못한다